사실 축약될 때 '하'의 'ㅏ'만 탈락되는 경우도 있고
'하' 전체가 탈락하는 경우도 있습니다.
전자의 경우 'ㅏ'만 탈락하여
남은 'ㅎ'과 '지'가 결합해 '치'로 쓰지만,
후자의 경우 '하'가 탈락해버리니
어미 '-지'만 남아 '지'로 쓰는 겁니다.
이 둘을 가르는 기준은 끝소리가
울림소리냐 아니냐로 구분됩니다.
울림소리는 유성음이라고도 하며,
발음할 때 성대의 울림이 있는 소리입니다.
쉽게 예를 들면 자음 'ㄴ', 'ㄹ', 'ㅁ', 'ㅇ'과 모든 모음이
울림소리에 해당합니다.
이때 '하'의 'ㅏ'만 탈락되어 '치'가 되죠.
이와 반대되는 안울림소리는 무성음이라고도 하며,
발음할 때 성대가 울리지 않는 소리입니다.
위 울림소리 자음을 제외한 모든 자음이 안울림소리로
‘ㄱ’, ‘ㄷ’, ‘ㅂ’, ‘ㅅ’, ‘ㅈ’, ‘ㅊ’, ‘ㅋ’, ‘ㅌ’, ‘ㅍ’, ‘ㅎ’과
쌍자음 ‘ㄲ’, ‘ㄸ’, ‘ㅃ’, ‘ㅆ’, ‘ㅉ’이죠.
이때 '하' 자체가 탈락하여 남은 '지'만 남게 됩니다.
예를 들어보겠습니다.
'필요하지 않다'를 축약한다고 하면
'필요'의 끝음절은 모음 'ㅛ'인데,
모음은 모두 울림소리이므로
'하'의 'ㅏ'만 탈락하여, '필요치 않다'로 씁니다.
'시원하지 않다'는 어떨까요?
'시원'의 끝음절은 받침 자음 'ㄴ'입니다.
자음 'ㄴ', 'ㄹ', 'ㅁ', 'ㅇ'은 울림소리이므로
이 역시 '하'의 'ㅏ'만 탈락하여, '시원치 않다'가 됩니다.
그러나 예문의 '생각하지도 못한'은 다릅니다.
'생각'의 끝음절은 받침 자음 'ㄱ'입니다.
'ㄱ'은 안울림소리이므로 이때는
'하' 전체가 탈락하여, '생각지도 못한'이 됩니다.
저번 문제와 오늘의 문제를 총정리하면
총 4개의 경우의 수가 있고 구분하면 이렇습니다.
1. '-하다'가 아닌 경우
》 어간에 어미 '-지'가 붙는 형태 그대로 씀.
예시)
'서슴다' - '서슴지 않다',
'치르다' - '치르지 않다',
'예쁘다' - '예쁘지 않다'
2. '-하다'인 경우
2-1. 받침이 없는 경우
》 끝소리가 모음이고 모음은 모두 울림소리이므로
'하'의 'ㅏ'만 빠져 '치'로 축약.
예시)
'필요하다' - '필요하지 않다' > '필요치 않다',
'순수하다' - '순수하지 않다' > '순수치 않다',
'준비하다' - '준비하지 못했다' > '준비치 못했다'
2-2. 받침이 있는 경우
2-2-1. 받침이 'ㄴ', 'ㄹ', 'ㅁ', 'ㅇ'인 경우
》 울림소리이므로 '하'의 'ㅏ'만 빠져 '치'로 축약.
예시)
'만만하다' - '만만하지 않다' > '만만치 않다',
'친절하다' - '친절하지 않다' > '친절치 않다',
'유명하다' - '유명하지 않다' > '유명치 않다'
2-2-2. 받침이 'ㄴ', 'ㄹ', 'ㅁ', 'ㅇ'가 아닌 경우
》 안울림소리이므로 '하' 전체가 탈락해
어미 '-지'만 남아 '지'로 축약.
예시)
'익숙하다' - '익숙하지 않다' > '익숙지 않다',
'섭섭하다' - '섭섭하지 않다' > '섭섭지 않다',
'깨끗하다' - '깨끗하지 않다' > '깨끗지 않다'
'치'와 '지'를 구분하는 건 일반인들이 하기엔
매우 어려운 일입니다.
따로 공부한 사람이 아니고서 울림소리가 무엇인지
알지 못하고, 굳이 알 필요도 없기 때문이죠.
이를 모른다고 하여 무식하다고 생각하는 사람은
없을 겁니다.
다만, 오늘의 글을 읽으시고 구분할 줄 아신다면
보다 유식한 사람으로 보일 수는 있습니다.
읽으시고 잊어버리셔도 그만이고
기억하시면 유식한 사람이 되실 수 있습니다!
Video 태그를 지원하지 않는 브라우저입니다.
한 줄 요약
생각'치도' (X), '지도' (O) 못한 선수 후송
[교양 맞춤법 시리즈]
(모자란 / 모자른 / 모잘란 / 모잘른) 키를 손으로 극복하는 마라도나
(서슴치 / 서슴지) 않고 마테라치를 박는 지단
https://m.fmkorea.com/best/3098134163
(번외)
교양 맞춤법에 관한 작은 변명
교양 맞춤법에 여러분의 의견을 들려주세요.
축구 언론은 (포도 / 용병) 같은 내용이 많다.
가장 확실한 우리말 답변을 듣는 방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