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라도나가 나폴리에서 얻은 첫 스쿠데토에 관하여

스포츠분석

마라도나가 나폴리에서 얻은 첫 스쿠데토에 관하여

연둬잪러1 0 753 2020.10.29 13:21

1. 마라도나 이적 전 나폴리의 상황


 마라도나가 나폴리로 오기 전인 83-84 시즌 나폴리의 순위는 세리에 16개 팀 중 11위로 강등권 팀과 승점 1점차이를 두고 있었다. 꽤나 위태로운 팀 상황이었으나 나폴리가 항상 강등권 싸움을 겪던 것은 아니었다. 81-82 시즌까지만 해도 루드 크롤의 활약에 힘입어 리그 4위를 기록하던 나름 괜찮은 팀이었다. 나폴리가 급속도로 순위 하락을 겪은 것은 그간 팀의 핵심을 맡던 루드 크롤의 노쇠화 때문으로 1984년 당시 그는 서른 다섯의 노장이었다.



2. 스쿠데토로 가는 길

 

 84년 여름, 나폴리는 기존의 외국인 용병인 크롤과 지레세우를 내보낸다. 오랫동안 나폴리에서 뛰어온 공격수 펠레그리니와도 작별했다. 대신에 당시 세계 최고 이적료로 마라도나를 영입한다. 이 뿐만이 아니라 78 월드컵 아르헨티나의 우승 멤버인 베르토니를 영입했고 아주리 주전 미드필더인 바그니를 인테르로부터 데려왔다. 바그니는 인테르와 아주리에서 오리알리를 대체한 실력 있는 선수였다. 어떤 이들은 80년대 후반 유로피언컵 2연패를 달성한 밀란의 주전 미드필더인 안첼로티를 두고 월드클래스라고도 하는데, 바그니는 안첼로티와 동시대에 뛰면서 국가대표에서 우위의 경쟁력을 자랑했다.


 마라도나는 84-85 시즌 세리에 전체 평점 1위를 기록하는 놀라운 활약을 펼치며 유럽 최고의 선수였던 플라티니를 누르는 듯한 모습을 보였다. 그러나 마라도나의 활약에도 불구하고 나폴리는 리그 8위로 시즌을 마쳤다.


 85-86 시즌을 앞두고 나폴리는 몇 명의 선수를 영입했다. 왕년의 득점왕인 죠르다노, 골키퍼 갈렐라와 리베로 레니카 등을 영입하며 11m 리라를 썼는데, 마라도나 한 명 분에 가까운 큰 이적료 지출이었다. 계속된 투자 덕분에 나폴리의 리그 순위는 크게 상승하여 3위에 올라섰다.


 86년 여름에도 투자는 계속 되었다. 전 시즌 9골을 넣어 괜찮은 공격수로 평가 받던 카르네발레를 영입했고 솔라와 볼페시나 같은 유용한 로테이션 자원도 데려왔다. 가장 큰 수확은 데 나폴리의 영입으로 86년 월드컵에서 바그니와 중원을 구성했던 신성 미드필더다. 데 나폴리는 한 동안 아주리 부동의 주전이 되어 88유로와 90월드컵에서도 주전으로 뛰게 된다.



1986-1987 시즌의 나폴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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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시 실제 경기 라인업


 나폴리의 당시 포메이션은 4-4-2로 불렸으며 오늘날에는 4-3-1-2나 4-4-2 다이아몬드라 칭하는 형태였다. 위는 베스트 11 라인업인데, 83-84 시즌과 비교하여 마라도나를 포함해 주전 라인업의 9명이 바뀌었다. 수비수 페라리오와 브루스콜로티를 제외하면 모두 83-84 시즌 이후에 나폴리에 합류한 선수들이었다. 위의 선수들 중에는 페라라만이 나폴리 유스 출신이었다. (페라라는 84-85 시즌에 콜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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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제타에서 평가한 나폴리 선수단 시즌 평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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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에린도르 평점 순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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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8명의 전문가가 뽑은 시즌 베스트 11
마라도나(64표), 바그니(61표), 페라라(33표), 레니카(19표), 로마노(13표), 죠르다노(12표), 페라리오(5표)



 마라도나의 첫 스쿠데토는 마치 마라도나 혼자만의 힘으로 얻어낸 듯 알려지기도 하나 실상은 마라도나 뿐만이 아니었다. 바그니와 데 나폴리라는 이탈리아 최고의 미드필더가 중원에 존재했으며 레니카, 페라라와 같은 훌륭한 수비수가 뒤에 있었다. 그러므로 마라도나가 나폴리를 원맨 캐리했다는 말에 대해서는, 물론 마라도나가 나폴리에서 가장 중요하고 가장 뛰어난 선수이긴 했으나, 원맨 캐리를 했다고는 어렵다. 그러나 이것은 마라도나의 능력이 부족했음을 말하지 않는다. 80년대 세리에A는 축구 스타들이 즐비했던 당대 최고의 무대로 당연히 혼자만의 힘으로 우승을 이룰 수 없는 무대였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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