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가 본 미갤 역대 최고의 공포괴담인데 혹시나 모르시는분들 추천해주고 싶어서 긁어와봤습니다.
한 3번 봤는데 함 더봐야지 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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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본적으로 기후는 자연에 영향을 준다.
기후또한 자연이지만, 지상에만 국한된 것이 아니라 우주까지 비롯된 인력과 태양광 등이 좌우하는 것이 대부분이다.
이런 어려운 생각을 되뇌며 복잡하기 자신이 처한 상황을 되짚어보는 성철은 취미로 도보여행을 하는 중이었다. 무척이나 더웠다.
이미 소지한 생수는 동이 나 버렸다. 단지 물 때문에 자신의 가방이 무거워 질 것이 귀찮아서 적게 담아온 것이 실수였다.
조금만 물을 안마시면 장대비같이 우수수 쏟아져 내리는 땀에 체내수분은 몸에 바로 와닿을만큼 탈수현상을 일으켰다.
살기위해 물을 마신다, 하지만 곧 보충된 수분은 다시 빠져나가 버린다.
여름이 점점 더워진다 싶었지만, 올해 여름은 악명이 자자한 동경의 여름마냥 살인적이었다.
더군다나 인적이 아예 없는 길인지라, 흔한 편의점하나는 고사하고 민가조차도 없다.
그나마 싸온 김밥과 김치덕에 염분부족은 면했지만, 음식이라는 것이 먹으면 먹을수록 물도 같이 원하게 되는 탓에 음식을 먹는 일 조차도 고역이었다.
그리고 생수는 동이 났기 때문에 뭔가를 마실 방도가 없었다.
목이 너무 아프다, 수분이 있는대로 빠져나가서 목이 아예 말라버린 탓이다.
헛기침이 자꾸 나올정도니 입술은 파르르 떨리고 다리는 제대로 들지도 못해 땅에 질질 끌며 걸어간다.
"너무, 덥다…."
성철은 목마름도 문제였지만, 자신을 끊임없이 괴롭히는 악질적인 더위에 몸부림쳤다.
조금만 나무그늘 밖으로 거닐면 바로 쏟아지는 현기증과 피부에 그대로 와닿는 화끈함에 머리가 지끈지끈거리는 지경이었다.
그나마 자신의 갈증을 달래주는건, 길 가다 가끔 피어있는 산딸기나 뱀딸기, 까마중 따위를 따 먹는 일이었다.
그런 와중에 성철은 잠시 자리에 서서 귀를 기울인다. 쪼르르르하는 작은 물소리가 들려오기 때문이다.
성철은 기운을 짜내어 성큼성큼 길이 아닌 풀숲을 헤쳐서 소리를 따라갔다. 그리고 그곳에는 정말 가늘게 흐르지만 맑은 약수가 흐르고 있었다.
산을 타고 내려오는 약수가 경사진 곳에서 내는 낙수소리가 없었더라면, 이 잔잔하고 적게 흐르는 약수를 찾아낼 수 없었을 것이리라.
성철은 주위를 둘러보고, 물 속도 들여다보며 마셔도 되는 깨끗한 물인지 판별한 다음 고개를 처박고 물을 마시기에 이르렀다.
다소 갈증을 해소한 다음, 손을 씻고 깨끗해진 손으로 물을 떠서 다시 마신다. 그리고 비어버린 생수병에 물을 담는다.
그리고 물을 마신 김에 잠시 쉬어가기로 하여, 습기를 머금은 돌 무더기에 몸을 뉘였다.
"으아, 죽는줄 알았네."
갈증이 해소되자 그다음으로 나타나는건 허기였다,
그래서 아까는 심한 목마름 때문에 먹지 못했던 김밥을 마저 그자리에서 해치웠다.
그러고 나니 또 몰려오는 것은 근육통과 약간의 식곤증이었다. 그래서 성철은 핸드폰의 알람을 맞춰놓고 잠시 낮잠을 자기로 했다.
풀숲을 헤치고 들어온 풀과 나무 무더기의 한가운데 인지라 녹음이 짙은 선선한 산바람이 땀을 식혀주고,
우거진 나무들이 살인적인 태양광을 가려주고 있으니 몸은 나른해지며 기분좋은 선선함이 잠으로 성철을 이끌었다.
그렇게 얼마나 꿀같이 달콤한 잠에 빠져있다, 성철은 알람소리를 듣고 잠에서 깨었다.
나뭇잎들 사이로 내려오는 햇빛이 많이 누그러진 것으로 보아, 햇살이 쨍쨍 내리쬐는 시간대는 지나간 듯 했다.
그래도 아직은 따가울정도의 빛이었지만, 잘 곳을 찾다보면 날은 금방 저물기에 성철은 옆에서 흐르고 있는 약수로 대충 얼굴과 머리를 씻어내고는 자리에서 일어섯다.
그리고 짐을 챙기는데, 성철은 아무 생각없이 약수가 흘러 내려오는 방향을 바라보았다.
"어? 뭐지?"
성철은 아무 생각없이 바라본 방향에 기와집이 있는 것을 보고 의아해 했다.
집이 있는데 사람이 다니는 길이 없었다? 그것은 말이 안되는 일이었다.
그래도, 오늘 하루 묵어갈 수 있는 민가를 찾는다면 더이상 발걸음을 애써 옮기며 걸어다닐 필요가 없기에, 성철은 다소 가파르고 험난한 산을 타고 걸어올라가기 시작했다.
기와집은 의외로 가까운 곳에 있었다. 왜 성철이 시내는 찾아서 물을 마시고도 그 바로 위에 위치한 집을 보질 못했나 하는 의문이 자리잡았지만,
갈증때문에 정신이 없었던 탓이다 라고 가볍게 넘기며 기와집의 문을 두드렸다.
기와집의 외관은 그렇게 낡지 않았다.
숲속 한가운데, 나무가 우거진 수풀 한가운데에 자리잡은 한옥인 것을 생각하면 누가 관리를 하고 있는 것인가 하는 생각이 들 정도로
외벽은 깨끗했다(그렇다고 인적이 많은데서 볼 수 있는 한옥처럼 깔끔한 외벽은 아니었고, 어디까지나 주변 상황을 비교하면 그렇다는 뜻이었다).
문을 두드렸지만 안에서 소리가 나지는 않는다. 성철은 재차 문을 두드리며 소리를 높였다.
"안에 아무도 안계십니까! 안계세요!?"
그리고 잠시 침묵하며 안에서 들려오는 소리에 귀를 기울였다.
역시나 아무 소리도 들리질 않는다. 그러다 문득, 벽 너머를 보게 되었는데,
흙먼지는 적었지만 다소 낡은 기와가 여기저기 금이 간 것이 눈에 띄였고 그 너머에는 빈약하게 휘어서 솟아오른 대나무 들이 눈에 들어왔다. 집 안에서 대나무를 기른다는 이야기는 들어본 일이 없었다.
성철이 알고 있는 가벼운 지식으로는, 대나무는 음기가 강하고 기의 흐름을 끊어놓는다 하여 집안에서 기르지 못하게 하는 나무라고 알고 있었다.
의아한 생각을 가질 무렵, 끼이익 하는 낡은 경첩의 비명소리와 함께 성철이 두들긴 문이 조금 움직이며 손님을 맞았다.
성철은 그 소리에 깜짝 놀라 대나무를 바라보던 자신의 시선을 문을 향해 돌렸는데, 문만 살짝 열렸을 뿐 문을 연 사람은 아무도 없었다.
원래부터 열려있었나 싶어 성철은 조심스레 집안으로 발걸음을 떼며 말했다.
'일단, 들어가겠습니다."
집 안에 아무도 없는 것 같아, 들을 사람도 없을 것이라는 생각이 지배적이었지만 성철은 예의상 운을 뗀다.
내부의 모습은 한눈에 집의 내부가 훤히 보이는 여느 집들과는 달리 양 옆에는 대나무들이 서있고,
눈 앞에는 한옥 건물의 붉은 외관의 일부만 눈에 들어올 뿐, 전체적인 모습을 볼 수 없었다.
다른 곳을 보려면 건물을 빙 돌아서 양 옆으로 나있는 길을 통해 이동해야 할 듯 보였는데,
집은 다소 그늘이 짙고 따가운 햇살이 느껴지지 않을 만큼 서늘한 느낌을 주었다. 성철은 바로 건물 안으로 들어서기 보다, 외관을 더 살피기를 택했다.
건물 옆에 난 좁은 길을 따라 빙 돌아서 건물 뒤로 걸어간 성철은 뒷마당에 사당 비슷한 작은 건물이 두 채가 더 있는 것을 보았다.
그리고 사당 뒷편에는 어둡고 습한 기운이 무럭무럭 몰려오는 우거지고 어두운 숲이 자리잡고 있었다.
그리고 두 채의 사당 뒷편에도 역시 대나무들이 자리잡고 있었다.
성철은 더 볼 것 없겠다 싶어, 다시 정문으로 돌아가 건물 입구의 문을 두들겼다.
하지만 아까도 대답이 없던 집인 터라 역시나 이번에도 대답은 없었다.
성철은 혹시나, 문이 안열리면 어쩌나 싶어서 문이 잠겼는지 시험해 보기 위해 낡은 목재 현관을 옆으로 제꼈다.
문은 너무나 쉽게, 그리고 낡은 경첩의 소름끼치는 소리를 내며 열리고 건물의 내부를 보여주었다.
먼지가 그득히 쌓인 목재 바닥이 드러나며 창을 통해 내리쬐는 햇살이 전혀 따뜻한 느낌을 주지 못할 정도로 어두운 내부가 드러났다.
퀴퀴한 먼지내와 곰팡내가 코를 저릿하게 자극하고, 그와 동시에 건물의 외부와는 이질적인 그 분위기에 성철은 그냥 이 곳을 나가서 다른 인가를 찾을까를 진중하게 고민해야만 했다.
솔직히 말하면 무서웠다. 건물 내부를 보자 왜 아무도 성철의 부름에 대답을 하질 않았나를 깨닿게 되었던 것이다. 이곳은 원래부터 버려진 집인 탓이다.
그러나 성철은 다시 밖으로 나갔을 때, 민가를 찾지 못하면 지붕도 없이 숲 속에서 밤이슬 맞으며 지새야 한다는 것을 인지하고나니 발걸음이 쉽게 떨어지지 않는 것이었다.
"설마, 어떻게 되기야 하겠어?"
눈 딱 감고 날이 저물면 무섭다는 생각이 들기 전에 먼저 자버리고 날이 밝는대로 바로 일어나 나가버리면 그만이다.
머릿속으로 최대한 합리적인 결과와 계획을 이끌어낸 성철은 밤의 숲 속에서 노숙하기보다 건물 안에서 보내기를 택했다.
그리고 숲 속 보다는 실내에서 불켜고 자는 것이 더욱 덜 무섭고 안전하며, 당연히 노숙보다는 안락할 것이리라는 것을 위안 삼아 결심을 굳게 다졌다.
그리고 얼마 뒤, 간단한 육포와 말린 과일로 배를 채운 성철은 자신의 선택이 탁월했음을 새삼 감탄까지 하며 마음을 놓기에 이르렀다.
날은 너무나 빨리 저물었고, 도시였다면 이제 막 저녁을 뭘로 먹을까를 고민하며 퇴근을 준비하고 있었을 시간이지만
지금은 바로 수면에 들어야 할 시간이 되었던 것이다. 풀벌레 소리가 요란하게 귓가를 홀리고,
밤 바람에 서로 몸을 부대끼며 사각거리는 수 많은 나뭇잎들까지 현재 이 곳이 어디인지를 확실히 인식시켜 주었다.
하지만, 이 건물의 외관에 압도당한 탓에 그 소리들은 전혀 낭만을 불러일으키지 못했고 새삼 뭔가 나타난 것인가 싶어 깜짝깜짝 놀래게 만들지나 않으면 다행인 것이다.
건물의 중앙에 위치해 있는 넓직한 크기의 방에 자리를 잡았는데, 바닥에 먼지가 하도 많은 탓에 바닥을 대충 쓸고 텐트를 쳐 잠을 자야했다.
현관에 위치한 방은 창문이 제대로 바람을 막아주지 못하는 탓에 더욱 낡았고 춥기까지 했다.
그리고 맨 안쪽 방에는 알 수 없는 부적들과 처음보는 제기가 을씨년스럽게 올려져 있는 걸상이 마음에 들지 않았기에 아무것도 없고 넓기까지 한 정 중앙의 방을 택한 것이다.
"젠장, 잠이 안와."
나지막히 한마디를 읊조리는 성철은, 현재 잠이 오질 않아 골머리를 썩는 중이었다.
썩어도 푹 썩는 것이, 분위기가 점점 불안감을 조성해서 빨리 잠은 자야겠는데 계획한 것과 반대로 잠이 오질 않는 이유는 낮에 낮잠을 푹 자버렸기 때문일 것이다.
"포만감이 좀 들면 잠이 잘 오려나."
성철은 결국 내일 아침 식사로 남겨두었던 육포와 말린과일을 모조리 먹어버리고, 아껴두었던 땅콩에 감자칩까지 먹어버렸다.
그러고 보니 입이 너무 짜고 갈증이 나, 낮에 담아 두었던 물을 거의 대부분 마셔버렸다.
그러고 나니 소변이 몹시 보고싶어지는 것은 본인까지 예상을 했을 정도로 당연한 일이었다.
하지만 이런 어둡기 짝이없는 곳에서 볼일을 보러 나가고 싶지는 않았다.
"여기 정말 사람 살았던 곳 맞나?"
이 건물에는 부엌은 커녕, 몸을 씻을 만한 세면장이나 화장실도 없었다.
방 안은 장롱이나 이불 한 채, 장식품이나 가전제품 하나 없었고 아예 수도나 전기 따위는 들어오지도 않는 곳이었다.
야외 화장실인가 싶어 아직 날이 밝았을때 찾아보았지만 이 집안 어느곳에도 화장실 따위는 존재하지 않았다.
결국 볼일을 보려면 알아서 봐야한다.
하지만 어떤 건물인지도 모르는데 건물 안에서 아무렇게나 볼일을 보기는 껄끄러웠기에, 결국 랜턴을 들고 건물 밖으로 나가서 볼일을 보기로 했다.
"포탄의 불바다를 무릅쓰고서, 고향땅 부모형제 평화를 위해…."
두려움을 떨치기 위해 군가중에 그나마 부르기 좋아했던 부분을 불러본다.
나는 대한의 자랑스러운 육군 병장 전역자다.
이렇게 생각하며 건물 밖으로 나간 성철은, 나가기가 무섭게 그냥 현관 바로 옆 벽에다가 볼일을 봐 버렸다.
그리고 바지 지퍼를 올리던 참이었다.
'삐걱삐걱삐걱'
들릴듯 말듯한 크기로 나무로 된 마룻바닥이 연거푸 눌리는 소리가 건물 안에서 작게 들려왔다.
말 그대로 소스라치게 놀라 어깨를 바르르 떨며 움츠린 성철. 순간 주변의 공기가 달라진 듯한 착각을 해, 주변을 이리저리 둘러보았다.
스스로 한 밤중에 이 건물은 어떻게 생겨먹었을까를 생각해 보았지만, 정말 틀린 생각이었다.
그냥 코 앞에 서있는 건물조차도 랜턴을 비추는 곳만 조금 보일 뿐, 아무것도 보이질 않았다. 성당을 다니면서 가끔 듣는 말이 '빛은 어둠을 가른다.'
뭐 이따위 문장이었는데 그것 또한 틀려먹었다. 어둠이 주변을 삼키면, 빛은 그냥 반짝이는 모래 알갱이 따위 정도에 불과한 것이었다.
한 밤중의 숲 속을 안 걸어본 것은 아니었지만, 이 곳은 정말 그 어둠이 '심연' 이라는 단어를 쓰면 좋을 정도로 짙고 무거웠다.
성철은 침을 한번 삼켜본다, 소리가 날까 하여 숨까지 참아가며 침을 삼킨다. 건물 안에서 난 소리는 건물이 낡아서 그런것이다,
쥐가 지나간 탓이리라, 잘못 들었겠지, 두고 온 물건 중 하나가 쓰러지면서 낸 소리겠지. 오만가지 생각을 다 하며 합리적인 답을 찾으려 애썼다.
그리고 마지막으로 건물 안으로 다시 들어갈 것인지, 아니면 가지고 온 랜턴과 스마트폰 두개만 덜렁 들고 이 곳에서 달아날 것인가 정말 진지하게 고민한다.
'드르르르르'
성철은 결국 건물 안으로 들어서는 것을 택했다.
아직은 군대에서 선임이 온갖 무서운 군대괴담으로 간담을 서늘하게 한 뒤 서게 했던 탄약고 보초를 회상하며 버틸 수 있을 것 같았다.
그래 그때는 정말 바지에 지릴 뻔 했지, 아니 조금 지렸던가? 이런 시덥잖은 생각을 하며 문을 조심스레 열어제끼고 실내에 다시 들어선 성철. 그 자리에서 발을 뗄 수가 없었다.
건물을 나설 때, 성철은 방 안으로 쉽게 들어갈 수 있게끔 캠핑용 랜턴을 방 안에 켜두고 나섰었다.
그런데 현재, 건물의 내부는 성철이 들고 있는 랜턴 외에는 아무런 빛이 없었다. 성철은 황급히 랜턴을 바닥으로 향했다.
혹시 누군가 들어와서 방 안의 랜턴을 끈 것이라면, 먼저 들켜서 좋을 것이 전혀 없는 것이다.
상대가 어떤 사람인지 전혀 모를 일인 까닭에 조심히 상대가 누구인지를 파악하는 것이 먼저이고,
그렇다면 자신이 들고있는 불빛이 상대의 눈에 띄지 않는 것이 좋기 때문이다. 사실 의심가는 구석이 약간 있기는 했다.
이 큰 건물 뒷편의 작은 건물 두 채는 끝내 안에 뭐가 있는지 들어가보질 않았기 때문에, 그곳에 사람이 있었을 수도 있었다.
그리고 밤에만 쓰이는 특이한 건물이라 사람이 밤에 찾아왔을 수도 있었다.
하지만 또 의아함 이후에 소름이 끼치는 사실은, 이 건물에는 뒷문따위가 전혀 없고
창문도 현관 옆에 난 창문들 외엔 전혀 환풍구따위 조차도 없었다. 그런데 낮에 확인할 때에 건물 내부에는 아무도 없었고,
자신이 볼일을 보러 나왔을 때에는 현관 옆에서 떠나질 않았기에 그동안 누가 들어왔다는 가설도 앞뒤가 맞지를 않는 것이다.
그 사실이 머리를 스쳐가자 소름이 끼치고 오금이 저려 다리가 바들바들 떨릴 지경이었다.
지금이라도 도망가고 싶은 생각이 간절했지만, 본인의 텐트가 있는 방을 향해 발걸음을 계속해서 옮겨갔다.
'!!!!!!'
성철은 방 문의 틈새로 고개를 조금 내밀어 바라보고는 눈물이 뚝 뚝 떨어질 정도로 놀랬다.
방 안에는 사람 형상을 한 무언가가 바닥에 납작 엎드려서 이리저리 방 안을 기어다니고 있었는데, 성철이 먹고 정리하지 않은 감자칩 봉지나 육포를 담아 두었던 비닐봉투 따위의 냄새를 맡고 있었다.
옷은 오색의 화려한 한복을 빼 입었고, 머리는 온통 산발하고 있었기에 얼굴이 잘 보이질 않았다.
더욱 성철이 기겁을 하게 만든 것은 그 움직임이었는데, 마치 갯벌의 게나 수풀의 거미마냥 사지를 길게 늘어뜨리고 기어다니는 꼴이 전혀 사람같지 않았기 때문이었다.
그러다 그것이 성철을 바라보았다.
인간의 색이라기엔 너무 짙고 어두운, 흙빛의 색깔에 온통 검은자위 뿐인 눈.
그럼에도 데룩데룩 눈알을 굴리고 있다는 것을 알 수 있을 만큼 크게 돌아가는 눈알과, 귀 밑까지 찢어질 것 같은 입 사이로 보이는 누렇고 온통 부스러진 이빨들.
성철은 본능적으로 이 곳에서 무슨 일이 있더라도 달아나야겠다는 생각이 지배적이었다.
하지만 그런 생각이 성철의 몸을 지배하는 그 순간, 그 무언가 또한 성철에게 소름끼치는 속도로 기어오기 시작했다.
"으아아아아아악!!!! 으악!! 으아아악!!! 으으아아아아악!!!!"
처음에는 오금이 저리고 다리에 힘이 풀린 까닭에 제대로 걷지도 못하고 비틀거리며 도망치다가,
그 무언가가 문을 힘껏 열어제끼는 소리가 나자 정신차리고 맹렬한 속도로 도주하기 시작했다.
두려움을 떨치고 최대한 몸에 힘을 주기 위해 있는 힘껏 고함을 치며 내달리는 성철은,
불과 반각의 시간도 채 되지 않아 숲 속 한가운데를 있는 힘껏 달리고 있었다. 분명 물을 마셨던 곳을 기억한다.
그 곳을 기점으로 방향을 잡아 조금만 나아가면 그가 걷던 인도가 나올 것이고, 그 길을 따라 달리다보면 언젠가는 인가가 나올 것임을 의심치 않았다.
하지만 그가 물을 마셨던, 그 물 흐르던 곳이 나타나질 않았다. 아무리 뛰어 내려가도 그런 곳은 나타나질 않았고, 끊이질 않는 숲과 나무들 뿐이었다.
뒤를 돌아보고 싶지 않았다. 뒤를 돌아보는 순간, 그 소름끼치는 무언가가 자신을 향해 달려들 것 같았기 때문이다.
바스락대는 요란한 소리가 귓전을 때린다. 성철은 두려움에 온 얼굴을 일그러뜨리고 뒤를 돌아보았다.
이제 그 무언가는 들짐승마냥 양 팔을 있는대로 휘저으며 달려오고 있었다. 그 흉측한 아가리를 쩌억 벌린 채, 두 눈을 크게 치켜뜨고 달려오고 있었다.